
AI 수요예측이라고 하면 대부분 복잡한 알고리즘이나 정교한 데이터 모델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기업 현장에 적용하는 사람의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물류학을 전공하고 구매·SCM 분야에서 IT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한 뒤, 의료와 음성 인식 등 여러 B2B 서비스 기획을 거쳐 다시 SCM 도메인으로 돌아온 임팩티브AI 서비스 기획자를 만났습니다. AI 수요예측 솔루션 딥플로우(Deepflow)를 설계하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예측이라는 숫자가 기업 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들어봤습니다.
AI 수요예측이 무엇을 바꿀 수 있나요?
AI 수요예측은 정확도를 넘어 판매·생산·구매 의사결정의 속도와 일관성을 높입니다. 데이터 취합·가공 시간을 줄여주는 대신 예측 근거와 점검 이슈를 제시해 판단 시간을 확보하도록 돕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경험에 의존하던 업무를 누구나 일관되게 수행하는 프로세스로 정착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서비스 기획자로 일한 지는 6년 정도 됐습니다. 지금 딥플로우는 고객사에서 수요예측과 원자재 가격 예측 용도로 많이 도입하고 계신데요. 저는 여기에 AI를 어떻게 활용하면 고객사 업무 프로세스의 어려움을 IT 서비스로 풀어드릴 수 있을지를 주로 고민합니다.
출발점부터 되돌아보면 수요예측 분야로의 합류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습니다. 대학에서 물류학을 전공한 뒤 구매·SCM 관련 기업에서 컨설턴트로 경력을 시작했고, 당시에도 고객사의 업무 프로세스를 분석하며 솔루션 도입 시 프로세스 재설계와 개선점을 제안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후 물류, 의료, 음성 인식 등 다양한 도메인에서 B2B 서비스 기획 업무를 수행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고, 결국 다시 SCM 분야로 돌아와 수요예측 업무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로를 통해 기업 고객의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한 IT 제품 기획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습니다.

수요예측이라고 하면 다들 정확도를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고객사도, 저희 내부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막상 안에서 일해 보니, 숫자를 정확히 맞히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건 그 숫자를 받아 이어지는 업무 프로세스였어요. 그 값으로 판매 계획을 세우고, 생산 계획을 짜고, 재고를 최적화합니다. 그러니 예측 뒤에 이어지는 실무와 부서 간 커뮤니케이션까지 내다보고, 담당자가 그 다음 일을 수월하게 이어갈 수 있게 설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정확도는 당연히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과제예요. 다만 그건 데이터 사이언스 팀, 그러니까 연구팀이 기술적으로 파고드는 영역입니다. 기획 팀은 관점이 조금 달라요. 담당자가 수요예측을 뽑아내는 일 자체에 시간을 쏟기보다, 그 값은 저희가 드리고 거기서 아낀 시간을 더 가치 있는 의사결정에 쓰시게 하는 것, 그게 저희가 생각하는 서비스의 가치입니다.
예측이 빗나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떠올려 보면 쉽습니다. 에어컨처럼 계절을 타는 제품을 예로 들어볼게요. 여름 성수기인데 판매량을 실제보다 너무 적게 예측했다고 해보죠. 그런데 주문은 예측보다 훨씬 많이 들어왔어요. 그러면 부족분을 긴급히 생산해야 하니 공장을 급하게 돌리게 되고, 야근이 늘어납니다. 그 라인이 이 제품만 만드는 게 아니다 보니 다른 제품 생산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고요.
맞아요. 재료를 들여와야 제품을 만드는데, 이렇게 돌발 상황이 생기면 재료를 소싱하는 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게다가 급하게 구하는 아쉬운 입장이 되면 가격 협상에서도 불리해지고요. 이렇게 생산량을 최대한 끌어올려도 결국 수요를 못 맞추면, 주문은 받았는데 품절이 나서 매출에서 손해를 보는 상황까지 이어집니다.
기존 방식으로 하시면 담당 품목이 그동안 팔려온 이력을 참고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1년 치 사이클이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데이터예요. 지금 시즌이나 작년 같은 달에 얼마나 팔렸는지 보고, 점점 잘 팔리는 추세가 그래프에 보이면 그런 흐름까지 머릿속에서 엮어 다음 달 수요를 가늠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담당자 개인의 경험과 숙련도에 기대는 구조가 됩니다.
담당자에게 의존하면, 그분 경험이 풍부할 땐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곧바로 문제가 됩니다.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거나, 그 노하우가 다른 사람에게 같은 수준으로 공유되지 않으면 회사 전체가 균일한 품질로 예측을 관리하기 어려워지거든요. 여기에 환율이나 유가, 날씨처럼 판매에 영향을 주는 외부 변수까지 체계적으로 반영하는 건, 아무리 숙련된 담당자라도 개인 역량만으로 감당하기엔 부담스러운 영역입니다.
우선 AI 모델 연구로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 집중합니다. 앞서 말한 시계열 정보와 과거 추세를 가장 기본으로 삼고요. 여기에 담당자가 머릿속으로만 어림하던 외부 변수, 그러니까 환율이나 유가, 날씨 같은 지표까지 데이터로 수집해 모델링에 반영합니다. 그러면 사람이 직접 자료를 모을 때보다 수집 시간이 줄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의 시간도 크게 아낄 수 있습니다.
맞아요. 저희는 예측값을 드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판단의 근거까지 제공하는 걸 가치로 삼습니다. 그래서 예측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설명하는 콘텐츠를 많이 연구하고 있어요. 속을 알 수 없는 블랙박스 AI가 아니라, 담당자가 보고할 때도 그대로 쓸 수 있도록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까지 정리해 드리는 거죠. 그 정리에 드는 수고까지 줄여드리는 걸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담당자가 지금 해결해야 할 이슈가 무엇인지를 보여드리는 걸 고민합니다. 먼저 어떤 것들이 예외인지 정의하고, 그 예외 중에서 이건 이슈다 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이렇게 이슈를 추려낸 다음 우선순위를 매겨, 가장 먼저 처리할 일을 제안해 드립니다. 그래서 담당자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급하진 않지만 시간 여유가 있는 일, 덜 중요하지만 빨리 처리할 일을 구분해서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가장 최근에 추가된 AI 어시스턴트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 달 수요예측 값을 드렸고 지금이 7월 중순이라면, 확인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한 달 치 예측 대비 실제 달성이 얼마나 되고 있는지 진척도를 보여드리는 식입니다.

관련 뉴스 큐레이션도 있습니다. 고객사에 맞는 키워드를 설정해 두고, 설정한 주기에 맞춰 참고할 만한 업계 동향과 뉴스를 골라 AI 요약에 담아 드립니다. 실무자가 시장 변화에 미리 대응할 수 있게 돕는 정보인 셈입니다.
판매나 재고 데이터는 대개 ERP 같은 사내 시스템에 이미 쌓여 있어요. 문제는 그 데이터를 예측에 쓸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과정이죠. 예전에는 담당자가 판매 기록을 내려받아 취합하고 엑셀에서 가공한 뒤, 거기에 자기 경험을 더해 예측값을 잡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습니다. 정작 그 숫자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할 여력은 많지 않았고요.
지금은 그 과정을 딥플로우가 대신하고 값의 근거까지 붙여 드리니, 담당자는 결과를 놓고 무엇을 결정할지 논의하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자료를 만드는 시간이 아니라 의사결정과 생산적인 토론에 시간을 쓸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저는 UX에 무게를 둡니다. 제품을 쓰면서 불편을 거의 느끼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쓸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사용성이라고 봐요. 쓰는 내내 "이상하다"는 생각이 안 드는 제품들이 있잖아요. 그렇게 사용자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매끄럽게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가장 먼저 맡은 과제가 S&OP 기능이에요. 지금 베타로 공개돼 있는데요. 회사가 판매 계획과 생산 계획을 한 화면에서 맞춰 볼 수 있게 해주는, 의사결정의 기본 토대가 되는 화면입니다. 판매와 생산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부서마다 다른 문서와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거든요.
S&OP 화면에서는 품목별 수요예측을 기준으로 두고, 각 부서의 실제 계획을 나란히 대조해 기록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예측과 계획이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 한눈에 보이니, 그 차이가 부서 간 조율의 출발점이 됩니다.
네, 회고가 가능합니다. 그때 우리가 예측을 잘했는지 돌아보고, 잘 안 됐다면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지 논의할 단서를 처음으로 제공하는 기능이에요. 말하자면 논의의 재료를 만들어 드리는 거죠.
주로 SCM 부서, 그리고 영업팀이나 마케팅팀에서 판매를 계획하는 분들이에요. 공장에서 생산이나 발주 계획을 직접 짜는 분들도 딥플로우를 많이 씁니다.
실무자는 제품 하나하나의 예측값이나 숫자 자체를 비교적 꼼꼼히 봅니다. 반면 관리자는 세부를 일일이 들여다보기보다, 지표나 그래프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원하고요. 그래서 저는 모두에게 같은 화면을 보여주기보다, 같은 데이터라도 보는 목적을 파악해 역할에 맞게 가공해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은 임원이나 관리자를 위해, 회사 운영 상황을 한눈에 조망하고 무엇이 잘되고 잘 안 되는지 볼 수 있는 대시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PoC 기간은 대략 2~3개월로 보고 있어요. 초반에 예측 결과를 한번 공유하는 시점이 있는데요. 그 결과를 함께 보며 고객사를 더 파악하고, 모델을 개선해 예측이 나아지는 모습을 한 번 더 보여드립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고객이 딥플로우의 예측 성능을 확인하고, 신뢰를 단계적으로 쌓아가게 됩니다.

원자재 가격 예측도 수요예측과 하나의 흐름으로 묶입니다. 원자재를 직접 구매하는 기업이라면 가격 추이를 지켜보면서 언제 얼마나 사야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거든요. 같은 물량이라도 언제 사느냐에 따라 원가가 달라지고, 그 차이가 그대로 수익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수요예측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결국 기업이 제품을 더 많이 팔아 이윤을 내기 위한 밑바탕 근거가 된다는 점은 같습니다.
보통 연간 목표에 맞춰 계획해 둔 구매 수량이 있잖아요.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이번 달 가격이 급등하면 구매량을 조정하게 됩니다. 지금은 양을 줄여 조금만 사두고, 가격이 진정되는 걸 보면서 남은 계획 수량을 뒤로 미뤄 사는 식이죠.
전체를 합산했을 때 최대한 저렴하게 사면서도 보관 비용은 과하지 않게, 여러 제약 조건 안에서 최적점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입사 초기에는 수요예측을 주로 봤고 최근에는 원자재 영역까지 함께 보고 있는데요, 개선하고 싶은 지점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수요예측과 원자재 가격 예측 사이의 연결고리가 아직 약하다는 점이에요. 원자재 가격을 보여드리는 데서 나아가, 여기서 얼마나 더 사두면 좋을지 시뮬레이션까지 제공하자는 논의를 내부에서 하고 있습니다.
뉴스나 지표 추이를 짚어주는 마켓 인텔리전스도 수요예측에 더해 제공할 여지가 있고요. 국내에는 두 영역을 잇는 벤치마킹 사례가 거의 없어서, 드물게 시도되는 일을 해본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흥미를 느끼는 주제입니다.
판단할 재료가 늘어나는 겁니다. 지금 수요예측은 값을 제공하는 데 가깝지만, 여기에 원자재 가격이나 시장 현황까지 붙으면 "이런 요소들이 있어 그 영향으로 앞으로 수요가 늘거나 줄 것으로 봤다"고 근거까지 설명할 수 있게 돼요. 판매 계획부터 구매 시점 판단까지, 한층 종합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는 거죠.
저도 AI가 모든 걸 대신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아요. 좋은 재료를 드리는 것 까지가 AI의 역할이고, 그 재료를 보고 판단을 더하는 건 사람의 몫입니다. 무엇보다 그 판단에 책임을 지는 일, 그게 사람 고유의 영역이라고 봐요. 그래서 서비스를 기획할 때도 값만 보여주고 끝내지 않습니다.
가령 AI가 천 개쯤 팔릴 것 같다고 제시하면, 담당자가 그 근처에서 직접 계획을 세우고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게 하거든요.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는 판단을 남기고, 왜 그렇게 봤는지까지 적을 수 있게 하는 거죠. 그 설명을 쓰는 것도 다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요. 최종 결정은 그 위에서 사람이 내리는 일로 봅니다.

네, 앞서 말한 S&OP 기능에 담겨 있어요. 딥플로우가 예측값을 제시하면, 담당자는 그대로 쓰지 않고 표에서 바로 옆에 자신이 판단한 숫자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이때 값만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왜 다르게 봤는지 근거도 함께 남기도록 했어요. 현장 담당자는 예정된 프로모션이나 거래처 사정처럼 AI가 미처 반영하지 못한 맥락을 아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게 두 값을 한 화면에 나란히 두면, 사람이 판단을 더한 지점이 어디였는지, 또 결과적으로 어느 쪽이 더 정확했는지까지 함께 돌아볼 수 있습니다. AI 예측을 출발점으로 삼되, 최종 숫자와 그 이유는 사람이 남기도록 한 셈이죠.
앞서 말한 AI 어시스턴트가 좋은 예예요. 여기에 무엇이든 요청할 수 있는데, AI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못 한다고 분명히 밝히거나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게 중요합니다. 무조건 다 해드릴 수는 없다는 점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오히려 신뢰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고객의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기술적으로 예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아는 건 기본이에요. 그런데 이 도메인에서 더 중요한 건 고객의 의사결정 방식을 이해하는 겁니다. 결국 사람을 잘 이해하는 게 이 서비스 기획을 잘하는 토대예요.
수요예측에서 출발해, 이 담당자가 다른 부서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그리고 거기에 우리가 드려야 하는데 아직 부족한 재료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꼭 제 손으로 만든 게 아니어도, 우리 회사가 기획한 기능을 고객이 실제로 쓰면서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제대로 영향을 줬을 때예요. 그런 피드백을 들으면 팀 모두가 보람을 느낍니다. 고객사가 수요예측을 하며 본질적이지 않은 잡일에 매여 있다가, 정작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하면, 서비스의 가치가 가장 잘 드러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회사가 AI를 도입하면서 그동안 안 해본 업무 방식을 시도하고 있어요. 팀원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틀리면 시행착오를 거쳐 고쳐가고 서로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새로 만들어보는 일을 하고 있거든요. 요즘 시대에 맞는 역량을 회사 안에서 키워볼 수 있다는 점이 제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처음 딥플로우가 나올 때는 예측 결과나 원자재의 향후 가격을 보여주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중이고요. 그래서 저희는 기업의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플랫폼이 되자고 방향을 정리해 뒀습니다. 어떻게 돕느냐, 바로 설명 가능한 AI가 되는 방향으로요. 그런 비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수요예측은 미래를 정확히 맞히는 것보다, 거기에 잘 대응할 방법을 찾는 쪽이 더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봅니다. 완벽한 예측에 에너지를 쏟기보다, 예측을 바탕으로 기업 내 협업을 매끄럽게 하고, 이 판단이 담당자 개인 역량에 좌우되지 않도록 누가 하더라도 일관되고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회사 안에 정착시키는 것, 그게 장기적으로 기업에 더 도움이 될 겁니다.